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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털모자`라고 부르는 것의 원조는?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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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152] 미 해군 `워치 캡(Watch Cap)`_상

1. 미 해군의 털모자 `워치 캡(Watch Cap)`

요즘 이 모자를 패션 아이템으로 가장 잘 소화하고 있는 것은 방송인 김희철이다. 아래 사진처럼 밝은 원색의 것을 쓰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 모자는 원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한)` 아이템에 속하던 것인데 요즘 트렌드는 다르다. 시각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원색도 무난히 소화해 낼 수 있는 소위 `얼굴 능력자`들이 애용 중이다.


이 모자의 이름은 무엇일까? 대부분 `비니(beanie)`로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머리`를 속되게 `대가리`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하게 영미권에선 `머리`를 `bean(콩)`에 비유하는데 여기에서 온 명칭이다. 그러니까 비니는 일종의 애칭, 속칭인 셈이다.

그렇다면 정확한 명칭은 무엇일까? `워치 캡(Watch Cap)`이다. 우리말로 하면 `(경계) 근무 모자` 쯤 된다. 영국에서 선원들이 쓰던 양털모자를 미 해군이 받아들여 1930년대부터 군용품으로 보급했다.

미 해군 복제 규정에 제시된 표준 와치 캡(좌). 군장 전문 제조업체 로스코에서 판매하고 있는 와치 캡(우) /출처= ⓒ아마존
사진설명미 해군 복제 규정에 제시된 표준 와치 캡(좌). 군장 전문 제조업체 로스코에서 판매하고 있는 와치 캡(우) /출처= ⓒ아마존

2. 영국 웨일스 먼머스 지방의 `먼머스 캡(Monmouth Cap)`

워치 캡의 역사를 따라 올라가면 영국 웨일스 먼머스 지방의 특산품 `먼머스 캡(Monmouth Cap)`과 만난다. 14세기경 양털로 특산품을 제조 판매하는 먼머스 길드원이 양털모자를 유니폼처럼 쓰고 다녔는데 사람들은 이를 `먼머스 캡`이라 불렀다.

15세기 초에는 먼머스 캡의 유행이 웨일스 지방 전체로 퍼져 노동자의 겨울 필수품 비슷한 것이 되었다. 15세기 말쯤이 되자 먼머스 캡의 유행이 잉글랜드 전체로 번졌다. 양털로 된 고급 먼머스 캡을 선물로 주고받는 장면이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1600)`에 등장하기도 한다.

잉글랜드 성인 남성 대다수가 겨울에 먼머스 캡을 쓰자 관련 산업이 크게 번창했다. 웨일스에는 외국에서 들여온 모자(혹은 외국산 재료로 만든 모자)를 쓸 수 없다는 칙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16세기부터는 유사한 칙령이 여왕령으로 잉글랜드 전 지방에 하달됐다.

먼머스 캡을 가장 유용하게 사용한 것은 아마도 군인과 선원이었을 것이다. 양털로 만든 두툼한 먼머스 캡을 쓰고 있으면 충격과 추위로부터 두부를 보호할 수 있었다.

16세기 먼머스 캡 /출처= ⓒ넬슨박물관홈페이지
사진설명16세기 먼머스 캡 /출처= ⓒ넬슨박물관홈페이지

먼머스 캡은 오늘날까지 15세기경의 디자인과 제작 방식을 유지한 것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위 사진은 16세기에 만들어진 먼머스 캡이다. 우 하단에 있는 작은 고리는 먼머스 캡을 집거나 걸기 위한 것이다.

3. 먼머스 캡에서 워치 캡으로

후일 먼머스 캡으로부터 다양한 털모자가 분화되는데 그중 하나가 `워치 캡`이다. 1930년 미 해군이 수병에게 울로 만든 털모자를 나눠주면서 `워치 캡`이라 이름 붙였다.

미 해군 와치 캡(1930년 모델) 재현품 /출처= ⓒthe-rising.co.jp
사진설명미 해군 와치 캡(1930년 모델) 재현품 /출처= ⓒthe-rising.co.jp

워치 캡의 외형적 특징은 한눈에 보기에도 머리에 딱 맞는 것이다. 그리고 모자 높이 치수(접었을 때 24㎝)가 너비(25㎝)보다 작다. 높이가 낮고 머리에 딱 맞아야 쉽게 벗겨지지 않고 여차하면 그 위에 전투 헬멧 등을 쓸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었다.

워치 캡은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래 사진 중 상단은 약 700달러에 경매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물이다. 하단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데 거래가는 200달러 안팎이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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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20 at 02:4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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