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25일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북한군이 서해상에서 사살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에 대해 ‘불법 침입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우리 군 당국의 발표와는 다른 얘기다. A씨의 유족과 동료들도 월북 가능성을 강력 부인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침입자’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월북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과거 우리 국민이 북·중 국경 등을 통해 자진 월북한 경우 우리 측으로 송환하면서 ‘공화국 경내에 불법 입국한 남조선 주민’이란 표현을 쓰곤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전통문에서 사살된 A씨에 대해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라고 했다. A씨의 자진 월북 의사를 짐작할 수 있는 표현은 따로 없었다.
우리 국방부와 해경은 여전히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실종 당시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조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들고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SI(감청 등에 의한 특수정보)상 본인이 월북했다는 표현이 있어서 국방부가 그렇게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A씨의 친형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동생이 타고 있던) 선박에 공무원증과 신분증이 그대로 있었다”며 “북한이 신뢰할 공무원증을 그대로 둔 채 월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선미에서 발견된 슬리퍼에 대해서도 “'구명조끼를 입었기 때문에 월북했다'고 하는데 평상시 입어야 하는 것이고 키가 180㎝인 동생이 (새벽에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실수로 허벅지 높이인 난간 너머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September 26, 2020 at 01:00AM
https://ift.tt/2S2lwFT
우리 정부는 자진 월북이라는데… 北은 ‘불법 침입자’로 표현 - 조선일보
https://ift.tt/3e28Lo4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우리 정부는 자진 월북이라는데… 北은 ‘불법 침입자’로 표현 - 조선일보"
Post a Comment